숏폼이 지배하는 시대, 사라져가는 가치 있는 것들
숏폼이 지배하는 시대, 사라져가는 가치 있는 것들
빠른 콘텐츠와 조급함 속에서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
1. 숏폼의 유행, 무엇을 바꿔놓았을까?
숏폼 콘텐츠는 지금 이 순간 전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트렌드입니다. 틱톡, 유튜브 쇼츠, 릴스와 같은 플랫폼들은 15초에서 1분 남짓한 짧은 영상으로 우리의 주의를 사로잡죠. 숏폼은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어서 간결하고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며,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사실 저도 숏폼을 한번 보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어렵고, 영상을 보거나 들을 때에도 1.5배속은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요즘 1배속으로 영상 보는 분들.. 계시나요?)
그러나 최근들어 숏폼과 SNS 콘텐츠가 점점 유행할수록 깊이있는 사색이나 인내와 같은 기다림의 가치는 점점 바래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빠른 소비와 결과만을 중시하는 문화는 삶의 과정을 무시하고, 지름길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정도를 걸으면서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하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2. 사라져가는 가치 있는 것들: 인내와 사색
숏폼 콘텐츠의 빠름과 대비되는 가치는 바로 인내와 사색입니다. 우리는 점점 더 조급해지고,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과정에서 쉽게 지쳐버리곤 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플랫폼에서 화려한 결과를 보여주며, 지름길을 알려주겠다고 현혹하고, 수많은 루트를 제시하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지름길이 아니여도 그 곳으로 갈 수 있는 방법들을 말이죠. 하지만 점점 주변에서 찾기 힘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 인내: 무엇인가를 꾸준히 기다리고 노력하는 능력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점점 더 희소한 덕목이 되고 있습니다.
- 사색: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한 가지 주제를 깊이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태도 역시 점점 사라지고 있죠.
- 관계의 가치: 짧고 즉각적인 소통이 많아질수록, 깊은 대화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시간과 관계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나요? 사실 제게도 나타나는 현상들이예요. 그래서 경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글을 씁니다.
3. 조급증으로 잃게 되는 기회
세상을 보면 사람들은 항상 저를 앞질러 가는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부동산으로, 주식으로 부를 쌓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조급해지기도 하죠. 저 역시 그랬던 과거가 있었던 것 같아요. 30대 초, 재테크를 처음 시도했을 때에는 40대가 되고 50대가 되었을 때 아파트 하나 겨우 갖고 있는 것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에 조급했죠. 그러나 그 조급증때문에 공부가 부족했고 시야가 좁았고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 시기를 지나쳐왔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기회를 놓치기만 했으면 다행이죠. 조급증은 잘못된 선택을 야기하기도 하니까요.
사실 과거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근에도 재테크 공부를 하면서 공부한대로 하면 자산을 늘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종잣돈이 과연 가까운 시일내에 모일까? 50대가 되기 전에 목표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과 조급증이 빼꼼 고개를 들더라고요.
하지만 알아요. 불안감과 조급증은 내가 잘 모를 때, 자신 없을 때 생기거나 귀찮을 때 자기방어적으로 드는 생각이라는 것을요. 방법이 잘못된게 아니예요. 쉽게 가고 싶어 핑계를 댈 뿐이죠. 그래서 핑계대지 말고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하자 라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조급하지 않아도 되요. 준비되어 있으면 기회는 반드시 잡을 수 있을테니까요.
4. 회사 생활에서 찾고 싶은 것들
회사의 성과 중심 문화는 숏폼 콘텐츠의 속성과 유사합니다. 빠른 성과와 즉각적인 결과가 중요시되면서, 과정의 중요성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R&D기획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종종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죠. 하지만 가끔 이상과 현실의 갭을 실감하고 실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 목표와 타협: R&D는 장기적인 성장을 목표로 업무를 하는 것을 꿈꾸는 조직이예요. (사실 저는 어떠한 사업분야든 업의 흥망성쇠를 결정지을 수 있는 힘이 R&D에 있다고 믿는답니다.) 하지만, 회사는 단기적인 실적을 강조하죠. 오랜 시간동안 공들여 바꾸는 것보다 당장 수행할 수 있는 실행계획을 추구해요. 개선포인트를 찾으면 1~2달 만에 결과를 내놓길 원합니다. 결국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해요. 돈이 되는 R&D를 해야하는 사기업의 숙명일까요?
- 관계의 시너지: 부서 이기주의, 단기적인 성과추구. 그러한 문화는 서로간의 깊이 있는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의 시너지를 내기 힘들게 만들죠. 일을 배분하고 본인 일만 끝내면 본인의 업무는 끝이잖아요? 결과들을 긁어모아 더 그럴듯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몰입과 적극적인 참여가 꽤 오랜기간 필요합니다. 관계의 시너지는 거기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본업이 바쁘고 일에 치이는데 그 어려운 일을 끈기 있게 끌고 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5. 블로그 글쓰기가 주는 느림의 가치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대에도 블로그 글쓰기는 긴 호흡을 필요로 합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곧 한달이 되어가는데요, 사실 빨리 돈이 되는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욕심도 있어요.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을 듣고 좌절도 했었죠. 그럼에도 (당분간은) 블로그 글쓰기를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히려 블로그를 수익화하는게 "부"가 된 느낌이랄까요? 글쓰기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와 대화하며,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 좌절의 순간: 아직은 시작 단계라 에너지가 남아있긴 합니다만, 몇달이 지나도 반응이 없으면 좌절할 때가 올 수도 있겠죠. 수많은 시간을 들여 쓴 글이 반응이 적을 때 실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어느순간 현타가 오기도 하겠죠. (전 보통의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꾸준히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저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과정 즐기기: 그래서 과정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수익이 빠르게 나면 좋긴하겠죠. 하지만 너무 수익에 매몰되지 않으려고요. 천천히 블로그로 글을 쓰면서, 오히려 느리게 생각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을 즐겨보려고 합니다. 실제로 글 쓰는게 즐겁더라고요. 블로그를 시작하고 지나온 날보다 포스팅 수가 더 많거든요. (그렇다고 수익화를 놓치진 않을거예요! 😀)
- 삶의 깊이: 함께 블로그를 시작한 동료분들이 계십니다. 동료분들이 쓴 글을 보다보면 그분들의 관심사와 인생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삶들을 살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허례허식도 거의 찾아볼 수 없어요. 글은 가장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tool인 것 같아요. 스쳐지나가는 말이나 짧은 영상이 줄 수 없는 깊이 있는 메시지는 블로그 글쓰기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살다보면 회사에서든, 삶에서든 조급해지고, 지루하고, 쉽게 가고 싶은 순간이 와요. 보통의 사람인걸요. 그럴 때, 한번쯤은 물어보려고요. "나는 지금 왜 조급한거지? 나한테 정말 가치 있는건 뭐지?" 하고 말이죠. 남과 비교하며 쉽고 빠르게 가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가야하는 방향을 명확히하고 발 끝에 힘주어 단단히 땅을 딛고 제대로 걸어나갈 때 발견할 수 있는 행복과 성취를 즐기려고 노력할거예요.
느리지만 단단히, 그렇게 내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늘려가겠습니다.
어쩌면 그게 가장 빨리 가는 지름길일지도 몰라요.
'직장인 고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장인 물경력, 퍼스널 브랜딩으로 커리어를 바꾸는 법 (6) | 2025.01.15 |
---|---|
야당의 탄핵소추와 대통령의 계염령, 언론 신뢰 위기 속 나를 지키는 3가지 전략 (8) | 2025.01.04 |
기분이 태도가 되는 나, 회사에서 멘탈 지키는 방법 (4) | 2024.12.20 |
댓글